
ETF는 누구나 쉽게 사고팔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ETF의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거래량이 적은 ETF는 왠지 투자하기 겁이 나고, 걱정이 많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단순히 거래량만 보고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ETF의 거래량이 중요한 이유와 거래량 적은 ETF의 장단점을 알아보며, 투자전략까지 모두 정리해 보겠습니다.
ETF 거래량이란? 왜 중요한가
ETF(상장지수펀드)의 거래량은 해당 ETF가 하루 동안 얼마나 자주, 얼마나 많이 거래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거래량이 많을수록 매수자와 매도자가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고, 반대로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유동성이 낮고 거래 상대방을 찾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거래량은 ETF의 ‘활발함’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실전 매매 시 진입과 청산의 용이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2025년 기준으로 국내 ETF 시장에는 800개 이상의 상품이 상장돼 있고, 매일 활발하게 거래되는 ETF도 있는 반면, 거래량이 100주 미만이거나 거래 자체가 없는 ETF도 많습니다. 특히 테마형 ETF나 특정 섹터에 집중된 ETF는 관심이 낮거나 시장 관심에서 멀어지면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를 시도하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지 않거나, 스프레드(매수/매도 가격차)가 지나치게 넓어져 불리한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죠. 거래량은 단순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거래량이 수만 주 이상인 ETF는 시장 참여자가 많고, 호가 스프레드도 좁아서 체결이 원활합니다. 반면 거래량이 하루 수십 주에 불과한 ETF는 매수해도 다시 팔기가 어렵거나, 시장가 주문 시 예상보다 높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량은 투자 결정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할 기본 지표 중 하나입니다. 다만 ETF의 구조상 거래량은 ‘유동성’을 100%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ETF는 기초자산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한 마켓메이커(유동성 공급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거래량이 적어도 일정 수준의 유동성은 유지됩니다. 즉, 일반 주식처럼 '거래량=거래 가능성' 공식이 단순히 성립되지는 않지만, 매매 효율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거래량 적은 ETF의 장단점
거래량이 적은 ETF는 단순히 ‘위험하다’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투자자 성향이나 투자 전략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단점부터 살펴보면, 가장 명확한 문제는 체결 불안정성입니다. 호가창이 얇기 때문에 원하는 가격에 매수·매도하기 어렵고, 급하게 거래를 하려 할 때 시장가 주문을 넣으면 의도치 않은 가격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래량이 적다는 것은 시장에서의 인기도 낮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정 ETF가 출시된 지 오래됐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적다면, 운용사의 마케팅이나 투자자 관심이 부족하다는 뜻일 수 있고,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ETF가 청산되거나 병합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ETF 청산 시에는 보유한 ETF가 강제 매도되며, 타이밍이 좋지 않다면 손실을 입을 수도 있죠. 하지만 반대로, 거래량이 적은 ETF라고 해서 반드시 ‘나쁜 ETF’는 아닙니다. 오히려 일부 소외된 우량 ETF들은 시장의 주목을 덜 받는 대신 낮은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관 수요에 맞춰 출시됐거나, 특정 산업 또는 국가에 초점을 맞춘 ETF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망한 투자처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거래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테마형 ETF의 경우, 특정 이슈나 흐름이 발생하면 갑자기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유동성이 좋아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소외됐던 ESG ETF, 방산 ETF, 원자재 ETF 등이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단기간에 거래량이 크게 증가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따라서 거래량이 적다는 이유 하나로 ETF를 배제하기보다는, 구조와 성장 가능성, 운용보수, 추적지수 등을 함께 고려해 종합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런 경우라면 거래량 적어도 투자 가능
거래량이 적은 ETF라도 특정 조건이 맞는다면 투자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장기 보유 목적’ 일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당장 매수 후 수개월 또는 수년간 보유할 계획이라면, 일시적인 거래량 부족은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분할매수하는 방식이라면 체결 효율보다 전체 평균 매입단가 관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유동성이 낮더라도 감수할 수 있는 범위가 됩니다. 두 번째는 ETF의 기초자산이 우량하고 추적지수가 명확할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거래량은 적지만 S&P500, 나스닥 100 등 대표 지수를 추종하거나, 명확한 테마(반도체, 2차 전지, AI 등)를 기반으로 한 ETF는 운용의 투명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편입니다. 이 경우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적더라도 펀드 자체가 건전하게 운영된다면 큰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세 번째는 마켓메이커(유동성 공급자)의 존재 여부입니다. 국내 ETF 시장은 마켓메이커 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실제 거래량이 낮더라도 유동성이 일정 수준 보장되는 구조입니다. 특히 대형 운용사(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 등)가 관리하는 ETF는 마켓메이커가 체결을 유도하기 때문에, 저 거래량에도 불구하고 체결 안정성이 높은 편입니다. 이럴 경우 스프레드만 주의하면 충분히 매매가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ETF에 대한 정보 분석이 충분히 이뤄졌고, 수수료 구조나 기초자산 특성, 추적오차 등 기술적 요소를 이해하고 있다면 거래량이 낮더라도 전략적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단기 트레이딩보다는 분할매수, 장기보유, 분산투자 전략에 부합한다면 소외된 ETF도 포트폴리오에 좋은 비중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ETF 투자에서 거래량은 중요한 체크포인트이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걸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거래량보다 더 중요한 것은 ETF의 구조, 운용사 신뢰도, 추적지수의 건전성입니다. 단기 매매를 자주 한다면 거래량은 민감하게 작용하겠지만, 정기적 투자나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한 전략이라면 거래량이 적은 ETF도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습니다. 중요한 건 ETF에 대한 이해와 전략적 운용입니다. 숫자에 휘둘리지 말고 본질에 집중하는 투자습관을 갖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